아버지의 글씨 ‘칠성조선소체’

칠성조선소 체는 저희 아버지께서 배에 이름을 쓰시던 글씨체 입니다. 배를 다 짓고 난 후, 혹은 수리가 끝이 나고 새 페인트로 칠을 마치고 나면 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아버지께서 직접 배에 이름을 쓰시는 일을 하셨습니다. 시설이 자동화가 되지 못한 탓도 있지만 저희처럼 작은 조선소에는 그래서 각각 다른 모양의 글씨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비슷비슷하게 생긴 배들이어도 배에 써있는 글씨체를 보면 어느 조선소를 이용하는 배이구나 라고 짐작할 수 있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론 저희 조선소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이 담긴 글씨체 이기도 합니다.

2018년 2월 조선소가 새로운 모습으로 문을 열기 전 아버지께서 공장의 오래된 건물 벽에 써있던 다 지워져 가던 ‘칠성조선소’를 다시 써주셨습니다. 추운 날씨 탓이었는지 글씨를 다 쓰시고 몸살로 며칠 고생하시는 모습을 보고 난 후, 어떻게 하면 아버지의 글씨체를 남길 수 있을까 하고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그 고민에서 시작된 결과물을 이제는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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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서체 기획 및 제작|산돌

서체 가이드 및 그래픽 이미지 제작|아이디 브릿지

주최/주관|산돌, 칠성조선소